년 초 코로나의 엄습과 역대 최장기간이라는 장마의 물 폭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이어 불어 닥친 거대 태풍 바비•마이삭•하이선
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도 오곡백과가 익어가고 말이 살찌는 계절을 맞이하였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저희 연석산미술관에서는 2020년 후반기 기획초대전시로 전북대학교 이광철 교수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광철교수님은 결의 너비의 변화를 통해 지난날의 기후에 관한 정보 제공과 나무의 연륜을 세는데 적용되어지는 나무의 나이테를
소재로 ‘Through the time’ 연작을 수년 간 선보이고 계십니다. 교수님의 작품에는 나이테 결이 선명한 나무의 단면에 아크릴 물감을
칠하고 갈아내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지루한 작업과정을 통해, 나뭇결과 중첩된 다양한 색채의 흔적으로서 비형상의 누적된 시간과
공간을 시각적으로 끌어내고자하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이와 같은 교수님의 작품은 심오한 분위기 속에 강렬하고 화려한 느낌을 자아내는 독특함으로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는 후진 양성을 위해 심혈을 기우리시면서도, 끊임없이 실험과 도전정신으로 작품세계에 매진하고 계시는 교수님을 저희
미술관에서 모시게 됨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초대에 기꺼이 응해주신 교수님께 감사말씀 올립니다.
모쪼록 전국 8대오지인 산골마을로서 빼어난 주변경관을 자랑하는 완주군 동상골 연석산자락에 위치한 연석산미술관의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속에 교수님의 예술혼이 깃든 작품세계를 감상하시는 여유로움과 진한 감동의 시간 가져보시길 희망합니다.

2020.10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큐레이터 설휴정